My Hysteric History

다시 찾아오는 치루의 공포 본문

˚ Life。/Monology、

다시 찾아오는 치루의 공포

Jayvoko 2016. 12. 27. 17:05

이 포스트는 정보용이 아닌 경험에 따른 잡설용 포스트이오니,

혹여나 의학 정보를 얻기위해 들어오신분은 읽어봤자 큰 도움은 못된다는 걸

사전에 말씀드립니다. 그냥 잡설이라도 읽고 싶으신분만 읽어주세요~

얼마 전.

자리에 앉을 때마다 엉덩이 밑쪽에 뭔가 배기는 듯한 느낌이 들기 시작하더니

자그마한 통증이 느껴졌다.

급기야는 여드름 크기만한 돌기가 만져지는 순간...

정말!! 가슴이 철렁...!!

아...잊고 있던 그 공포가 다시 엉덩이부터 등골까지 타고 올라왔다.


얘기는 지금으로부터 약 1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치루라는게 뭔지도 몰랐다.

치질은 들어 봤어도 치루라는 단어는 난생 처음 들어봤기에

나뿐만 아니라, 가족들 역시 의아했었다.

엉덩이 밑쪽에 언젠가부터 종기가 나더니 작아지기는 커녕

점점 커지기만 해서, 응급처방으로 그 용하다는 

이명래 고약까지 사서 붙여보고 별짓을 다했으나...

사진출처 : http://say2you.tistory.com

(요즘 애들은 고약이 뭔지도 모를듯;;)

전혀 차도가 없고 종기의 크기는 상상할 수 없는 정도로 커져갔다.

급기야는 엄청난 크기의 종기때문에 자리에 앉을 수도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됨.

(참고로, 몸에 종기같은 염증이 나면 오한 및 발열을 동반한 근육통까지 시달리게 된다.)

끝내는 집에서 제일 가까운 대장항문외과로 어기적 거리며 찾아갔더니

내 환부를 본 의사 왈,

"아니! 어떻게 이 지경이 될때까지 참았어요?

당장 수술해야되니까 옷 갈아입고 오세요"

-_-

미련해서 죄송합니다.

관장약을 내 항문에 주입하고 약이 돌때까지 1분을 참으랜다.

10초가 지나니 점점 배가 부글부글....

30여초가 지나니 정말 뱃속에선 우르르쾅쾅 난리가 남.

털이 쭈뼛 설정도의 급설사 같은 기운이 뱃속을 감돌고

모든 힘을 항문에 집중시킨적은 그 때 이후로 한번도 없을 정도.

잠시라도 방심해서 괄약근에 준 힘을 빼기라도하면 정말...

푸와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악~~

(순진하게도 끝까지 1분을 채우고)화장실에 들어가서 앉자마자 괄약근에 힘을 빼는 순간...

아....

이 엄청난 카타르시스!!!!!!!!!!

'어우아아....어어어.....아아....'

라며 다소 변태스러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왜 치질이나 치루수술전에 관장을 하는가하면,

척추마취?즉, 하반신 전체 마취를 하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괄약근이 느슨해져

수술중 잔변이 나오는걸 방지하기 위함이다;;;


수술실에서 허리아랫쪽 중앙에 마취주사를 놓고 엉덩이를 깐 채

드러눕는데....

여자 간호사 왈,

"털이 많으셔서 제모 좀 할게요"

"...네에."

엉덩이 까고 누운것만으로도 굴욕인데...

굴욕의 끝은 어디란 말인가...

수술이 끝난 뒤, (마취가 안풀렸기 때문에) 남자 간호사들이 날 들다시피해서

이동형 침대로 옮겨주고 개인 병실로 향했다.

당시에 난 이틀정도 입원했는데, 회진때마다 소독할때마다

굴욕적인 엉덩이 까기는 계속 되었다.

더군다나 첫 회진시, 수술담당 의사가 인턴?처럼 보이는 사람 둘을 데리고 들어와서

"이 환자는 당시 응급상황 이었기 때문에 xxx를 xxx해서 xxx로 했어."

라며 일부러 내가 못알아듣는 의학용어로 쏼라쏼라 댔다.

내 수술부위를 살아있는 교보재로 활용하다니...


그렇게 나의 치루 수술은 끝을 맺었고,

한 동안 쑥좌욕과 도넛방석을 챙기고 살았다.

저런 일을 겪고 나니 내가 트라우마가 생기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제 다시 또 그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치루밍아웃을 본의아니게 하게 되면,

"에이~더러워! 그러게 잘 씻고 다녀"

라는 말을 열에 여덟은 한다;;;

이 말을 들을때마다 정말 억울한게!!!


집에서는 볼 일 볼때마다 물+비누로 씻고

회사나 기타 공공장소에서는 왠만하면 큰일을 보지 않지만, 

급한 경우에는 일을 본 후 휴대용 비데를 사용한다.

그 다음에는 개인용 작은 타월로 물기 마무리.

회사나 카페 등 공공장소에 설치 된 비데는 절대 쓰지 않는데,

그 이유는...

우연찮게도 공공장소에 설치 된 비데의 노즐을 봐버렸기 때문...;;;(상상에 맡김ㅋㅋ)

어찌보면 유난떤다, 미친놈같다라고 생각 될 정도로 항문 청결에는 극도로 예민하다.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나에게는 더러워서 걸린거라고 말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항문을 깨끗하게 하는데도 치루가 생길까?


항문청결과 치루가 생기는 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한마디로 치루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치루는 항문주위 농양이라는 병에서 시작이 되는데 이 농양상태에서 절개를 하고 배농을 한다해도 

반 이상에서 치루로 발전이 됩니다.

이러한 진행과정을 중간에서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은 따로 없습니다.

아무리 항문을 청결히 한다 해도 항문 안쪽에서 진행이 되는 감염을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발췌 : 유웰항외과 똥고대장님


그렇다면 이 치루는 대체 무엇인가?

항문주변에 농양이나 항문선의 염증이 발생하게 되면서 고름이 밖으로 배출되게 되는데 

이 때 항문 안쪽과 바깥쪽에 터널이 형성되어 이 곳으로 지속적인 분비물과 고름이 배출되는 상황.


연령별로 보면 30~40대 남자에게 발병확률이 높다.

정상적인 변보다는 설사를 자주하는 사람에게 잘 발생된다.

또한, 항문 괄약근의 발육이 좋은 남성이 아주 힘주어 배변하는 경우에 잘 발생한다고.

난 아무래도 후자쪽에 가까운듯;;;-_-


치질은 예방법이 다소 명확하지만, 치루는...위에서도 얘기했듯이, 딱히...없다.

굳이 말하자면, 그래도 항문청결과 꾸준한 좌욕을 해주는 것이 좋다고.

그 외에는 뭐...모든 병에 공통예방법인 올바른 식습관 및 장시간 앉아있지 않는 것.


급한 마음에 이틀 전, 주변에 있는 병원에 찾아가서 또 궁뎅이를 까고 환부를 보여주니

일단 약을 처방해보고 가라앉지 않으면 째야 된다는 말을 듣고 나왔다.

그리고 약처방을 받은 이틀 뒤인 오늘...

다행히...가라앉아 가고 있다;;;

제발 또 다시 10년전의 악몽을 되풀이 하는 일이 없기를...

"결국 또 수술하고 말았다."

라는 포스트를 올릴 일이 없기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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